'수도권 속으로 '
     金準기자
 

찌개는 보글보글 끓고 人精은 '모락모락' 피고

라면이나 김치찌개처럼 부담없이 찾을 수 있는 서민음식 중 겨울철에, 특히 수도권에서 '이것이다'로 꼭 잡을 수 있는 음식은 무엇일까? 고추장이 잔뜩 풀어진 얼큰한 육수,'톡톡' 씹히는 소시지, 그리고 '후후' 부는 재미에 쫄깃한 맛이 더해지는 라면, 이정도 힌트에 '부대찌개!'라고 답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그렇다면 부대찌개의 근원지가 의정부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아마 없을 것이다.

의정부시 의정부1동 (舊) 양주군청 옆 골목 입구에는 '명물 의정부 찌개거리' 라고 쓰여진 높이 10m의 노란색 아치형 조형물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이 바로 의정부 부대찌개가 탄생한 원조(元祖)거리로, 너비 15m 골목 양쪽으로 현재15개의 의정부찌개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44년원조를 자랑하는 '오뎅식당', 40년 맛의 자존심을 지키는 '형네식당', 25년 육수의 비법을 자랑하는 '보영식당'... 그리고 역사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단골들로 북적거리는 '한양식당'과 '막내식당' 등 신구가 조화된 15개 식당들은 저마다 '맛의 마술'을 부리고 있다.

특히, 주말이면 골목 이곳저곳에서 부글부글 찌개 끓는 소리와 손님들의 왁자지껄 소리로 한바탕 '맛의 축제'라도 벌어지는 듯 활기가 넘친다.

30~40여년 전에 비해 음식점 수가 늘어난 것을 빼고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던 이곳 거리에 가장 큰 변화가 일어난 것은 1999년, 이곳 음식점 대표들로 구성된 '의정부 찌개거리 번영회'는 골목 입구에 아치를 세우면서 찌개 이름을 '부대찌개'에서 '명물 의정부찌개'로 바꿨다. 번영회 회장 박평순(여 . 59)보영식당 대표는 "찌개에 붙은 '부대'라는 단어 때문에 부정적인 이미지가 따라다녔던 것이 사실" 이라며 "고품질 재료로 청결하게 만든 찌개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름을 바꿨다" 고 말했다.

이곳 거리로 '성지 순례'라도 오는 것처럼 전국에서 사람들이 끊임없이 몰려들고 있어도 음식점은 고민이 있다. 음식점 주인들사이에는 "분위기가 옛날같지 않다" 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2001년 파주시에서 미군부대로 부터 유출된 소시지로 찌개를 만들어 판 음식점이 적발된 사건은 이를 음식점들의 면화 노력에 찬물을 끼얹졌다. 오뎅식당 허기숙(여 .70)대표는 "주위에서 '이곳 찌개는 믿을 수 잇으니 걱정마라'며 격려해주지만, 파주 사건의 여파와 최근 경기 침체로 서민들의 발걸음이 줄었다." 고 말했다.

그래서 이곳 음식점들은 "경쟁도 좋지만 서로 뭉쳐 거리를 살려야 한다" 며 시설 개선과 신뢰 확보를 위해 가장 힘을 쏟고 있다. 음식점 당 10~20대 정도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고, 몇몇은 아예 '미국00사로부터 소시지 등 정품만은 수입하고 있습니다'는 등의 문구를 붙여놓았다. 10여년 전부터 이곳 거리를 자주 찾는다는 박태운(29 . 의정부시 금오동)씨는 "음식점들의 맛과 분위기는 날로 변화,향상되고 있다" 며 "하지만 주인들의 후한 인심은 그대로"라고 말했다.

형네식당 박용복(여 . 66)대표는 "조만간 '의정부찌개 축제'등 다양한 거리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며 "2003년은 이곳 거리가 의정부의 대표 명소로 자리잡는 원년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